2008년 01월 19일
말괄량이 길들이기 (The Taming Of the Strew in Shakespeare Re-told)
셰익스피어의 재기 넘치는 5대 희극을 집에 있는 삼성출판사 명작 덕분에 다 읽어봤는데 (부모님 감사합니다 ㅠㅠ) 그 중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게 바로 이 '말괄량이 길들이기'와 '한 여름밤의 꿈'이었다.
며칠 전 디씨 영드갤에 처음 갔다가 이 작품을 추천하길래 냉큼 다운받아 봤다. 역시나 굿 초이스 ㅋ 정말정말 재미있어서 5번은 돌려본 것 같다. (사실... 재미있어서 2번 돌려보고 잘 안 들려서 2번 더 돌려본 거다. 그래, 인정. ㅠㅠ)
2005년에 BBC에서 기획한 셰익스피어의 작품 다시 이야기하기 Shakespeare Re-told 시리즈의 하나인 이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현대 버전은 고전에 현대적인 여성의 모습을 투영하여 시청자들이 좀 더 많은 공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레스토랑을 싸고 벌어지는 '맥베스'나 방송국에서 벌어지는 '헛소동'보다는 좀 더 잘 와닿는 극으로 재탄생했다는 점이 이 시리즈의 가장 큰 공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원래 작품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내용을 살짝 보면...
사냥을 마치고 지나는 길에 만취해 잠이 든 땜장이 크리스토퍼 슬라이를 발견한 영주는 그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칙사대접을 하여 영주로 착각하게 만든 다음 그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연극을 보여주는데, 그 연극이 바로 《말괄량이 길들이기》다. 패두어의 부호 뱁티스터에게는 캐서리나와 비앙카라는 과년한 두 딸이 있어 이들을 나이순으로 결혼시키려 하는데 여의치가 않다. 얌전한 비앙카에게는 구혼자가 줄을 서는 반면 말괄량이로 소문난 캐서리나의 경우에는 어떤 남자도 접근하려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 마침 결혼도 하고 돈도 벌 목적으로 패두어에 나타난 페트루치오가 말괄량이 캐서리나보다 한술 더 뜨는 말괄량이 작전을 펴서 전격적으로 결혼식을 올린 다음, 밥을 굶기고 잠을 재우지 않고 온갖 생트집을 잡는 등 말괄량이 캐서리나의 기를 꺾어 철저하게 순종하는 아내로 길들이고자 한다. 마침내 비앙카와 루첸티오의 결혼식 피로연에 참가한 페트루치오와 캐서리나 일행은 가장 순종하는 아내에게 돈을 거는 내기에서 멋드러지게 기적을 연출하여 연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데.....
과연 2003년 현대의 영국을 배경으로 한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이 남자, 호주에서 막 영국으로 돌아온 페트루치오(오른쪽). '언니가 결혼을 하면 내가 당신과 결혼을 하겠다'라는 말을 철썩같이 믿은 헨리의 주선으로 페트루치오는 캐서린을 유혹하려 한다. 페트루치오가 캐서린에게 접근하는 이유? 캐서린이 정치인일 뿐더러 백만장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비앙카와 루첸시오의 결혼식, 그런데 결혼식이 몇 시간 전에 취소가 되고 만다. 문제는 비앙카가 루첸시오에게 제시한 혼전계약서,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혼전계약서를 쓰는 게 무슨 잘못이냐는 비앙카와 어머니 미놀라 여사에게 캐서린은 따끔하게 한 마디 한다. 그건 진짜 사랑이 아니라고. 사랑은 조건이 없는 거라고. 남편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는 것이 네게 좋을 것이라고. 그런 말 따위는 전혀 하지 않을 것 같았던 캐서린에게 세게 뒷통수를 맞은 두 사람,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일단 이 작품에서 마음에 드는 점은 정말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캐서린 미놀라'라는 이 신경질적이고 괴팍한 인물을 연기하는 셜리 핸더슨(Shirley Handerson)의 연기가 가장 맘에 들었다. 그 조그만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날카로운 신경질(-_-)과 엄청난 파워(-_-;;),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것에 대한 설레임, 그 남자의 다른 모습을 보고 나서 아연실색하는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된 모습, 그리고 사랑하고 난 후 변화하는 모습을 세세하게 잘 캡쳐한 것 같다. 특히 동생인 비앙카의 결혼식이 어그러지고 나서 일종의 복수처럼 행복한 결혼생활을 과시하는 그녀의 연기에 통쾌함마저 느낄 수 있었다. 이쁜 것들 다 주겄써~ㅋㅋㅋ
중간에 잘 못 알아들어서 그랬는지 '혼전 계약서를 쓰는 결혼은 잘못된 결혼이다' 라는 이상한 교훈을 얻었지만... 결국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라는 게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미인 것 같다. 페트루치오도 결국 신경질적이고 사납지만 마음만은 순수한 캐서린을 사랑하는 거고, 캐서린도 그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페트루치오의 모습 그대로 (더불어 그의 독특한 취향도) 사랑하려는 거니까. 그래서 예쁘고 인기 많은 동생보다 더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니까. 그것만으로 충분히 값어치가 있는 듯 하다.ㅋㅋ
아무튼 기회가 되면 꼭 보시길. 1시간 20분이 금방 지나가는 재미있는 영화다. 그런데 누가 영어 자막이라도 만들어줬으면 좋겠...;;
배우 관련 잡다한 정보...
- 페트루치오 역을 맡은 루퍼스 스웰은 내게는 '기사 윌리엄'에서 나쁜 기사(-_-)로 기억된 사람인데, 영국의 TV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이다. 이 시리즈로 영국 아카데미 영화제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다고 한다.
- 그리고 낮이 익은 사람이 더 있는데, 미놀라 여사 역을 맡았던 트위기 라슨. 바로 패션계의 가장 위대한 모델로 손꼽히는 트위기이다. 얼마 전까지 도슈에서 타이라와 함께 심사를 보시기도 했는데, 그 전에 이런 매력적인 드라마에 출연하시다니 움화화 ㅋㅋ
- 한 사람, 루첸시오 역의 산티아고 카브레라. 브리타니 머피 주연의 '러브앤트러블(Love & the other disaster)'에서 매력적인 아르헨티나 청년으로 출연했는데, 여기서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영국에 일자리를 얻으러 온 똑똑한 청년으로 분한다. 근데 영어 대사는 하나도 없고 전부 이탈리아어 대사라서 쵸큼 안습 ㅠㅠ
# by | 2008/01/19 20:59 | Drama World | 트랙백(3) | 덧글(0)



